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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06:01

13.07.07

노는날 2013. 7. 8. 08:58 Posted by crowcop


정말 오래간만에 수암봉에 다녀왔습니다. 한겨울이 나온 이후로 처음인듯 합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났더니 아직 깜깜해서 조금 밍기적 거리다가 수암봉 주차장에 5시쯤 도착하니 산을 오르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는 되더군요.

정상까지 50분 걸렸습니다. 예전에 한창 다닐때와 비슷하게 걸렸네요.

이른 시간이라 오르면서 3명 정도의 산행하시는 분들을 봤는데 모두 내려가는 분들. 도대체 몇시부터 산을 오르기 시작하신건지..


산을 오르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냄새들을 맡으니 기분이 새롭더군요. '그래..이거야' 라는 생각이.

산 정상에서 땀에 흠뻑젖은 몸을 잠시 쉬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사진에서 처럼 구름인지 안개인지가 깔려있습니다.

군대 시절이 생각나더군요. 훈련소를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았는데 자대가 산꼭대기에 있더라는. 해발 1,000m 가 넘는.

군기교육대에 들어가려고 산 아래 대대본무에서 대기하던 중대 고참이 군교대 입소가 취소되어 우리 동기 6명을 데리고 산 정상에 있는 우리 중대로

갔습니다. 오르는 동안 얼마나 힘들던지 제가 그 고참 바로 뒤에서 엄청 힘들다는 투로 숨을 거칠게 내쉬었더니 몇번 휴식을 취하게 해줬던게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ㅎㅎ

아무튼, 그렇게 힘들게 올라간 자대에서의 생활은 다른건 다 재쳐두고 경치가 아주 끝장이었습니다.

저 멀리 북한땅이 보이고, 주위의 모든것들이 내 발아래에. 아침마다 위의 사진과 같은 모습이 펼쳐지는데 그 힘든 신병시절에도 이런 생활 군대 말뚝도 박겠

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ㅎㅎ

저는 나름 군생활을 편하게 한 편입니다. 자대 배치받고 가니 우리 대대가 지난주에 유격이 끝나있었고, 산정상에서 몇개월 생활하다가 산아래 대대로 내려

와서 10개월 가량 남들은 힘든 작업할때 저는 부대 정문을 지키는 위병생활을 했습니다. 이등병이 위병을 서면 폼이 안난다며 일병 계급장까지 미리 달아주고

말이죠. 물론 계급장만 일병이었지만. 그렇게 위병근무 서다가 GOP로 투입. 병장달고 다시 FEBA로 나와 편하게 몇개월 생활하다가 재대.

뭐..이미 15년이상 지난 이야기지만 다들 그렇듯이 아직도 그 시절의 기억은 생생합니다.


1시간 30분 산행에 이런 저런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