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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00:01

후추가 떠났습니다

고양이 2006. 8. 11. 00:24 Posted by crowcop
이틀전 늦은밤.
날씨가 너무 더워 조금 열어놓은 바깥문틈으로 후추가 나가버렸습니다.
평소에 집을 나간적이 없을뿐더러 15층짜리 아파트에서 집을 나갔으니
돌아오기는 힘들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도무지 찾을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그렇게 밤을 보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 마자 혹시 돌아왔을까 싶어 침대밑을 봤습니다만
역시 없더군요. 옷을 입고 아파트 복도를,아파트 밖 앞,뒤 정원을 찾아봤
습니다만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오늘 오후.혹시 바깥 출구를 찾지 못하고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지
않을까 싶어 아파트 제일 윗층부터 내려오며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15층에서 1층까지. 역시나 없었습니다.
2층 창문으로 아파트 뒷 정원을 내려다 보는데....누워있더군요..
아파트 앞 정원을 둘러보고 뒷정원쪽으로 가려는 와이프를 잡고 죽었다
고...보지말고 올라가자고 했습니다. 와이프도 자신이 없었는지 강력하
게 저항하지 않고 올라갔습니다. 그렇게 집에 두고 저는 수습을 위해 다시
내려왔습니다. 다리가 떨렸습니다.....

기분전환 삼아 저녁에 피자를 먹으러 나갔습니다.
피자를 먹는 와이프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하지만 올리지는 못하겠
습니다..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습니다...
그 일 이후 계속 힘없이 있는 와이프를 보는것도 슬프고, 그렇게 떠나간
후추를 생각하는것도 슬프고.
후추 사진을 올릴려고 예전에 찍은 사진을 찾다가 도무지 그놈 모습을 볼
자신이 없어 올리지를 못하겠습니다.

미안하다 후추야...